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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위어 워커" 장갑

전설 / 워록 / 팔 / Gauntlets

[3일 차] 오래전에 죽은 타이탄의 유령은 햇빛 없는 바다를 걷는다.

출처: 심해의 시즌

Special Perks

수중 음파 탐지 증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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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

생태도시 "위어 워커" 장갑

[3일 차] 오래전에 죽은 타이탄의 유령은 햇빛 없는 바다를 걷는다.

척력 격자 무결성… 정상치
산소 생산… 정상치
깊이… 106m

전방 표시 장치 위에 뜬 글자가 슬론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녀는 메탄 액체 속에서 무심코 안면 보호구로 손을 끌어와, 혼미한 시야를 확보해 보려 애썼다.

주변으로 어둠 속 움직임이 미세한 모래 구름을 일으켰다.

슬론이 손끝으로 헬멧을 달칵 누르자 헤드라이트가 번쩍 켜졌다. 노예가 비명을 지르며 빛줄기 속으로 들어왔다. 입에서 물거품이 뿜어져 나왔다. 눈이 휘둥그레진 슬론이 반사적으로 노예를 어깨 너머로 넘긴 뒤 턱을 발로 차 두개골을 부숴버렸다. 슬론의 파워 슈트가 가열되며 반응적으로 자극 물질을 밀어냈다.

그녀는 몸을 돌려 기사가 휘두르는 검을 잡고, 건틀릿 손가락으로 검을 두 동강 낸 뒤 부러진 칼날 조각을 기사의 가슴에 박았다. 목구멍에서 은빛 줄기를 만들어 내기 직전인 다른 노예가 그녀의 헤드라이트에 들어왔다. 슬론은 면갑에 떠오른 수치를 보았다. 서른이 넘는 군체 시체가 표시되어 있었다. 신경 경련을 일으키는 작은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시체가 서서히 변질되고 있었다. 슬론의 면갑이 수치를 지우자 아군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시어칸이 앞으로 떠 왔다. 시어칸의 의체에서 튀어나온 얇은 칼날에 붙어있던 군체 내장이 바닷속으로 부드럽게 흘러갔다. "며칠이나 밖에 있었어요."

슬론의 얼굴이 혼란으로 찌푸려졌다. "피라미드 파동은 기억나. 떨어지는… 꿈. 괜찮아?"

"말한 대로 정말 군체가 우릴 찾았어요." 시어칸이 칼날을 거두며 말했다.

슬론은 고스트를 붙잡아 잠시 파워 슈트 품 안에 꼭 안아주었다. "꼬마 킬러, 놈들에게 아주 혼쭐을 내줬는걸."

시어칸이 재잘거렸다. "피라미드 파동이 타이탄을 휩쓸고 한동안 출렁거리더니, 피라미드가 멈춘 곳으로 집중되었어요. 중력이 날뛰었고, 그다음엔 바다였죠. 이 모든 게 우리가 있던 장소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피라미드가 멈췄다고? 그럼 그쪽으로 가야겠군… 우선 장비를 좀 챙기자." 슬론이 말했다.

시어칸이 앞으로 몸을 숙였다. "하나 더 있어요. 저 밖에서 무언가 우릴 둘러싸고 있어요. 군체는 아니에요.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커요."

"그래?" 슬론은 의식을 잃기 전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더듬어 보며 말했다. "그럼 시간 낭비 말고 어서 나가자."

***

타이탄의 하늘이 어두워진 뒤, 슬론은 반쯤 잠긴 생태도시 플랫폼 위로 올라와 다양한 식량과 군수품을 실었다. 파워 슈트가 철망 바닥과 부딪혀 덜컹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메아리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숨을 골랐다. 고요한 순간,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어칸이 시야로 떠올랐다. "저 소리 들려요?"

"나도 너한테 물어보려던 참이었어…" 슬론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녀는 보관함에서 선입 후출 산탄총을 낚아채 전방 손잡이를 움켜쥐고,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 따개비로 뒤덮인 둑길을 건너 옛 연구실로 향했다. 시어칸도 뒤따랐다.

고장 난 모니터가 잔뜩 있었고, 그 주위를 둘러싼 금 간 벽을 따라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리가 알록달록한 프리즘 색을 반사했다. 연구실 중앙의 울퉁불퉁하게 찢어진 현실의 틈에서 나오는 빛이었다. 그 틈은 마치 다른 시대에서 찢어와 갖다 붙인 것처럼 보였다.

그 틈 사이에서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듯한 사람 하나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온전히 기능하던 시절 생태도시의 신기루였다. 그가 슬론과 시어칸을 향해 몸을 돌리자 틈이 불규칙한 길이와 속도로 앞으로 감겼다 뒤로 감겼다 하며 마구 경련을 일으키고 요동쳤다. 그의 모습이 양쪽으로 찢어지며 사라지자, 펄럭이는 틈을 통해 사건들이 휘몰아쳤다. 사차원의 몽타주를 보는 듯했다.

틈의 흔들림이 가라앉자 남자와 그가 속한 순간이 다시 돌아왔다. 시어칸은 그의 코트에 달린 배지를 유심히 보았다. "기드온 테핀—생태도시—선임 해양 생물학자"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테핀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려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보여준 거죠. 무언가 잘못됐습니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분명히 알려주고 있는 겁니다!" 남자는 슬론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거칠게 휘둘렀다. "마치 그녀가 머릿속에서 소리치는 것 같습니다. 제게만 들리는 게 아니라는 거, 알고 있어요."

"우리를 선택한 겁니다." 그는 앞으로 걸어 나가 그때와 지금의 경계 사이에 손을 얹었다. "제 기억에 관련된 꿈을 꾸고 있지만, 뭔가가 약간 달라요. 작은 징조들이나, 하늘에 떠 있는 검은 우주선들이 보이죠."

슬론은 앞으로 몸을 숙이다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기억에 하마터면 틈 건너편으로 손을 갖다 댈 뻔했다.

"우리에게 경고하는 겁니다. 우린 대피해야 해요. 그리고 그녀를—"

틈이 다시 요동치며 찢겨 나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깜빡 빛나더니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사라져 버렸다.

슬론은 손을 떨어뜨리며 턱을 악물었다. "관련된 생태도시 기록이 있는지 찾아줘."

***

"그 해양 생물학자… 테핀… 일종의 억류된 시간 변동에 갇혀 있었던 걸까? 그게… 가능하긴 해?" 슬론이 물었다.

"그런 건 난생처음 봤어요." 시어칸이 말했다. "확신은 안 들어요."

시어칸은 보관된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TLev-01'로 분류된 보고서예요. 생물학자들이 바다에서 연구하던 초자연 우주 고래 같네요. 정확하게 측정하진 못했지만, 이 추정치는 말도 안 돼요. 150미터가 넘는다니…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의 자생종도 아니었고, 사람들의 환각에서 많이 보였다고 하는데… 이상하지 않아요? 황금기 이후까지 태양계에는 외계 종이 많지 않았거든요."

"아까 나가 있는 동안 꿈을 꿨어, 시어칸. 다른 세계와, 타이탄의 피라미드와… 탑. 그 각각의 장소에 있었던 기억 같았어."

"글쎄요, 고대 우주 고래일 수도 있고… 여행자가 사람들에게 꿈을 계시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피라미드 파도에 의해 의식을 잃었었다'는 명백한 부분을 무시할 거예요?"

"그렇지… 하지만 이미 이상한 것들을 충분히 봤으니 그것까진 생각하지 말자." 슬론이 한숨을 쉬었다.

"기록해 둘게요." 시어칸이 말했다. "있잖아요… 테핀이 있던 필드 내부에서 감지된 수치가 붕괴 당시 타이탄의 대기 기록과 일치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슬론이 뒤틀린 시공간이 있던 자리를 돌아보았다. "그 사람이… 진짜였다는 말이야?"

"저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시뮬레이션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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